
최근 한반도에서 전쟁이나 재난 상황에 대비하는 ‘프레퍼Prepper’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이는 Prepare(준비하다)에서 유래한 용어로, 전쟁⋅자연재해⋅경제 위기⋅사회 혼란 같은 비상 상황에 대비해 생존 용품을 준비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프레퍼 문화는 미국에서 20세기 초 대공황과 냉전 시기에 시작됐고, 9·11 테러, 2008년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더욱 확산됐다. 세계 곳곳에서 전쟁과 분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정치적 혼란과 맞물려 2030 세대를 중심으로 프레퍼족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들은 ‘생존 가방’을 마련해 최소 72시간 버틸 수 있는 비상식량과 물, 침낭, 응급 의약품, 조명 도구 등을 준비한다. 일부는 방탄복과 방독면을 사들이거나 해외 영주권 취득까지 고려하며 확고한 대비책을 세운다. 재난 생존 키트를 취급하는 상점 ‘꾼스’ 측은 최근 관련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부쩍 늘었다고 전한다.
도시재난연구소 우승엽 소장은 “10년 전과 비교해 국내에서 전쟁⋅재난에 대비하는 사람이 확실히 증가했다.”라며 북한과의 긴장 국면이나 대형 재난 발생 때마다 이러한 움직임이 뚜렷해진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