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상구 올해만 여덟 차례 싱크홀 발생
1.9일마다 한 번꼴로 사고
원인은 지하수의 이동과 유출

최근 몇 달 사이 서울⋅부산⋅경기 평택 등에서 사고가 발생해 차량이 땅속에 빠지며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9월 21일 오전 8시 45분께 부산 사상구 한 도로에서 가로 10미터, 세로 5미터, 깊이 8미터가량의 대형 땅꺼짐(싱크홀Sinkhole)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부산소방본부 차량과 반대편에서 지나가던 5톤 화물차가 각각 꺼진 땅에 빠졌다.
대낮에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도 땅꺼짐 현상이 발생했다. 8월 29일 오전 11시 26분께 서대문구 연희동의 한 도로에서 가로 5미터, 세로 4미터, 깊이 2.5미터의 땅꺼짐이 발생해 승용차가 빠져 버렸다. 이 사고로 차량에 타고 있던 운전자와 동승자가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땅꺼짐 사고는 모두 879건이다. 연도별로는 2019년 192건, 2020년 284건, 2021년 136건, 2022년 177건 등이다. 4년 6개월간 1.9일마다 한 번꼴로 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정부가 발표한 싱크홀 사고의 원인을 보면 전체 879건 가운데 하수관 손상이 396건으로 전체의 45.1%를 차지한다. 하수도에서 새어 나온 물이나 빗물 등이 인근 공사장 등을 지나며 구멍이 생기고 잦은 진동과 하중이 가해지면서 땅꺼짐 현상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이어 공사 구간 다짐(되메우기) 불량 153건(17.4%), 굴착공사 부실 52건(5.9%), 기타 매설물 손상 45건(5.1%), 상수관 손상 32건(3.6%) 순으로 집계됐다. 최근 부산 사상구에서는 올해만 여덟 차례에 걸쳐 땅꺼짐 현상이 발생했지만, 아직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또 다른 주장으로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것이든 도심에 생기는 것이든 싱크홀은 모두 땅속에서 지하수가 빠져나가면서 생긴다고 한다. 지하수를 너무 많이 끌어다 쓰면 지하수위가 낮아지면서 지하수가 감당하던 압력을 땅속 공간이 고스란히 받게 된다. 이 결과로 지표가 무너져 싱크홀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현대 사회는 위험사회다. 언제 어디서 땅이 꺼질지, 테러가 일어날지 알 수 없다. 눈과 귀를 열고 언제나 깨어 있는 삶의 태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강희 객원기자 / 본부도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