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아야 산다 : 쇼트 폼 콘텐츠Short-form Contents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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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아야 산다 : 쇼트 폼 콘텐츠Short-form Contents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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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면 죽는다. 짧아야 산다.” 최근 콘텐츠 시장을 휩쓰는 변화의 함축적 표현이다. 드라마⋅영화⋅웹툰 등 긴 분량의 콘텐츠를 끝까지 보는 이들은 점점 줄고, 15초~1분 내외의 짧은 영상이나 간단한 요약 문구로 구성된 이른바 ‘쇼트 폼Short-form 콘텐츠’를 찾는 이들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한때는 해외 시장에서 ‘K-콘텐츠’ 돌풍을 주도하던 긴 분량 영상⋅웹툰도 젊은 층 사이에서 외면받는 추세가 감지되면서, 글로벌 쇼트 폼 플랫폼 시장은 2032년까지 연평균 30%씩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단단익선短短益善’, 짧아야 더 잘 팔린다


요즘 10~30대에게는 단순히 ‘짧은 영상’이 아니라, ‘짧을수록 더 좋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흔히 ‘쇼트 폼 콘텐츠’라 불리는 이러한 초단편 영상들은 틱톡TikTok, 인스타그램 릴스Reels, 유튜브 쇼츠Shorts 등에서 일상적으로 소비된다. 수십 분에서 몇 시간씩 소요되던 기존 콘텐츠와 달리, 잠깐의 쉬는 시간이나 대중교통 이동 시간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쇼트 폼 영상의 매력은 ‘즉각적 자극’과 ‘빠른 전개’에 있다. 시선을 붙잡는 초반 몇 초만 흥미롭다면, “다음 영상은 또 어떨까?”라는 기대감에 계속 화면을 넘기게 된다. 10~30대 사이에서는 이런 사용 행태가 이미 ‘습관’이 되었으며, 중독성도 상당히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는 “자기 전에 30분만 쇼트 영상을 보려 했는데 어느새 세 시간이 지나 있었다.”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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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지형을 뒤흔드는 쇼트 폼 대세


포털과 OTT의 쇼트 전략
10~30대를 중심으로 형성된 이 소비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것은 포털⋅OTT(Over The Top :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계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모바일 검색 화면에 ‘숏텐츠’ 탭을 신설해 최신 이슈를 한눈에 요약 정리해 보여 주기 시작했다. 한 시간 단위로 업데이트되는 짧은 뉴스 카드들은 이용자가 검색어를 일일이 입력하지 않아도 빠르게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해, 젊은 층을 잡아 두는 데 기여하고 있다. OTT 시장에서도 ‘쇼트 폼 콘텐츠’ 강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토종 OTT 1위 티빙은 예능⋅드라마⋅스포츠 하이라이트 등을 1분 안팎으로 편집한 쇼트 폼 영상을 제공하며, 앞으로는 오리지널 쇼트 드라마⋅예능을 선보일 계획이다.
 
웹툰⋅웹소설 시장도 예외 아니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K-웹툰’이 해외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웹소설 구독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관련 시장이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최근 긴 분량을 기피하는 젊은 소비층이 늘면서 등록 작품 수, 월간 활성이용자 수(MAU), 매출이 하락하는 추세가 나타났다. 방송통신위원회⋅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의 조사에서도 스마트폰으로 TV 프로그램을 보지 않는다는 응답자가 57.4퍼센트에 달했고, 웹툰⋅웹소설을 본다는 이들은 31.3퍼센트에 불과했다. 반면 쇼트 폼을 본다는 응답은 75.3퍼센트로 압도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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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와 지역 커뮤니티로 확산


쇼트 폼 열풍은 콘텐츠 업계 밖으로도 빠르게 확장 중이다. 지역 기반 커뮤니티인 당근마켓은 ‘당근 스토리’를 전국으로 확대해 동네 소식을 짧은 영상으로 제공하도록 했는데, 서비스 출시 1년 만에 일평균 쇼트 폼 업로드 수가 60배, 시청 수가 24배 증가했다. 중고 거래 플랫폼 번개장터는 판매 물품의 홍보 영상을 자동 쇼트 폼으로 만들어 주는 기능을 도입했고, 실제로 짧은 영상이 소비자 이목을 끌어 거래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짧은 시간을 투자해도 금방 상품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길고 복잡한 텍스트 설명보다 훨씬 직관적이라는 장점과도 맞닿아 있다. 그 결과, “일단 짧게 보고 흥미가 생기면 자세히 알아보겠다.”라는 ‘쇼트형 소비’ 태도가 이커머스 영역에도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쇼트 폼 콘텐츠가 남긴 숙제 : 중독성과 소비 피로


쇼트 콘텐츠가 가져다준 편의성과 폭넓은 창작 기회는 분명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빠른 자극에만 길들여지다 보면 긴 호흡이 필요한 콘텐츠에 집중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한편으로는 더 강한 자극을 찾아 헤매는 이 과정에서 ‘도파민dopamine’이라는 뇌 신경 전달 물질이 과도하게 분비돼 중독성이 심화된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아직 전전두엽 발달이 충분치 않은 청소년의 경우, 강력한 자극에 쉽게 내성이 생겨 더욱 짧고 센 콘텐츠만 찾아다니는 ‘중독성 소비 패턴’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도파민 디톡스’가 주목받는 배경도 바로 여기서 비롯된다. 자극적인 콘텐츠를 무조건 끊기보다, 이용 시간을 조금씩 줄이고 운동⋅산책⋅요리 같은 자연스러운 신체 활동을 병행하며 뇌에 긍정적 자극을 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스마트폰의 불필요한 알림을 끄거나 화면을 흑백 톤으로 바꾸는 등 소소한 실천으로도 ‘도파민 폭주’를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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